5Q 분석법은 5개의 질문을 통해 논제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논제를 분석할 때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생각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현상이 아닌 진짜 문제를 찾는 데 유용하다.
문제 -> 원인 -> 목표 -> 해결책 -> 효과
1. 문제(problem): 논제와 관련해 현재 어떤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가?
2. 원인(cause):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가?
3. 목표(goal): 토론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문제를 해결하면 사회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4. 해결책(solution):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5. 효과(effect): 이러한 해결 방안이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가? 이를 관통하는 중요한 가치나 원칙은 무엇인가?
STEP 1: 모든 토론은 문제에서 시작된다
모든 토론의 논제는 문제 찾기에서 시작된다. 논제를 받으면 이와 관련해 현재 상황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엄밀히 말해 우리는 논제 자체에 관해 토론한다기보다는 논제가 내포하는 문제에 관해 토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되기보다는 해당 사안과 관련된 사람과 집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야 비로소 문제로 인식되고 성립된다.
'성장기업의 이사진 여성 할당제 도입을 제안한다'라는 주제로 토론한다고 해보자. 논제와 관련된 문제는 무엇일까? 검색을 통해 관련 기사나 통계를 찾지 않더라도, "사내에서 여성 리더를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여성이 승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라고 문제를 인식할 수 있다. 자료를 찾을 수 있다면, '상장법인 임원 100명 중 4명만 여성"인 현실을 강조할 수도 있다. 즉흥 토론에 임할 때는 시간과 정보가 제한되기 때문에 이 질문을 통해 문제를 추론할 수 있으며, 사전에 주제를 미리 공표하는 준비 토론일 경우 더욱 심층적인 자료조사를 통해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Step 2: 문제에서 더 나아가 원인을 찾자
팀원 간의 논의를 통해 혹은 자료조사를 통해 문제를 인식했다면, 그다음으로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즉, 문제를 파고드는 것이다. 우리가 마주치는 문제는 대개 여러 상황, 사람들과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하나의 문제에도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따라서 문제의 원인을 밝히는 과정에서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원인을 찾게 될 것이다. 이때 문제를 선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파악한 원인에서 나름의 우선순위를 매기고, 현실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주요 원인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상장기업의 이사진 여성 할당제 도입'을 해야 하는 이유로 '사내 여성 리더의 부재'를 문제로 파악했다고 치자. 이는 아직 안 조악한 문제 정의, 즉 현상일 뿐이다. 우리는 더 나아가 파악 한 문제를 뒷받침해줄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이에 대한 원인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
· 여성 리더에 대한 편견으로 인한 기회의 부재
· 여성 위주의 육아 부담으로 인한 경력 단절과 관련 제도의 미비
이 중 문제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면서, 현실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찾아야 설득력 있는 입론 안을 만들 수 있다. 물론 모든 원인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연구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자원과 시간이 한정된 현실에서 모든 사안에 대해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이다.
토론자는 연구자가 아니라 청중을 설득하고 협의를 통해 최선의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설득은 문제를 뾰족하게 가다듬는 데서 출발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Step 3: 문제를 해결하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그려보자
주요 원인을 파악했다면 우리 측 입장의 목표를 명확히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우리 측이 원하는 이상적인 상황이 무엇인지 질문해보자.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2가지 측면에서 중요한데, 하나는 토론에서 무엇을 강조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청중이 결과에 대해 판단하도록 기준을 제시해준다는 점이다. 기준이 있으면 토론의 논점이 이상한 곳으로 새도 다시 주요 논점으로 빠르게 돌아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여성 이사 할당제를 찬성하는 측은 '성차별 없는 조직 문화, 부서장 직위에 다수의 여성이 있는 상태' 또는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경력 단절 없이 자신의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 등을 목표로 설정할 수 있다. 이렇게 목표를 설정해 주기만 해도 여성 할당제가 사내 성별 격차를 해소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평가 기준을 확립할 수 있다.
여기까지 잘 해냈다면 논제 분석의 대부분은 거의 마친 셈이다. 문제와 목표를 가다듬는 과정을 통해 해결책과 논거가 함께 구체화하기 때문이다.
Step 4: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제시하자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목표를 정했다면 이제 해결책을 생각해보자. 이 단계는 주로 '어떻게'에 관한 것으로 다양한 해결 방안 중 하나를 정해 구체적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해결 방안을 구상하는 데 있어 전문가 수준은 아닐지라도 누가(Who), 언제 (When), 어디서(Where), 무엇을(What), '어떻게(How)'라는 요소를 사용해 정책을 분석하고 설명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논제에서 '이사진 여성 할당제'라는 정책이 이미 논제 안에 포함되어 있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는 이 정책을 구체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정책을 구체화하느냐에 따라 정책의 효과와 우리 측의 설득력이 달라진다. 같은 문제를 두고 국회의원이 각기 다른 법안을 발의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Step 5: 제안된 해결 방안이 도입되었을 때 어떤 득실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마지막으로, 우리 측의 입장을 설득하기 위해 토론에서 사용할 논거를 구체화하는 단계가 남았다. 해결책이 도입되었을 때 우리 사회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이해관계자의 삶은 어떻게 변할지, 그리고 우리 측 입장이 내포하는 중요한 가치나 원칙을 지켜낼 수 있는지 질문해보는 것이다.
득실이라고 하면 경제적인 득실 등 실질적 영향이 있는 것들만 떠올리곤 하는데, 옹호하는 가치나 원칙이 지켜지거나 훼손될 때 얻는 득실을 따져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세상에는 준거로 활용되는 다양한 가치나 원칙이 있는데, 이는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표현의 자유를 우선시하는 맥락이나 사회가 있고, 사회적 안정을 최상위 가치로 여기는 맥락이나 사회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사진 여성 할당제 찬성 측은 "기존에 제대로 활용되지 안고 있던 우수한 여성 인력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라고 주장함과 동시에 "노동 시장에서 나타나는 남녀 차별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할당제라는 분배 방식의 정의가 필요하다"라는 식으로 논거를 구성할 수 있다.
5Q 분석 방법의 핵심은 '진짜 문제 찾기', 즉 문제의 원인을 찾는 데 있다. 피상적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토론자는 '문제'를 뾰족하게 가다듬어 '문제점'으로 만들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과 이를 도입해야 하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5Q 분석 방법을 적용할 때는 이전 소개한 방법들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팀원 간의 논의, 자신의 고유한 사고 과정을 통해 논리의 틀을 구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고 종종 그 안에서 허우적거린다. 정보는 언제나 검색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우선 논리의 틀을 구축해보자. 그래야 방대한 정보의 숲속에서 길을 잃지 않올 것이다. 논리의 틀을 갖추고 자료를 찾아야 논리를 뒷받침하는 가설을 더욱 효과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그러니 자기 능력을 믿고 논제를 분석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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