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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토론이 쉬워지는 논제 유형별 접근 방법 (2)

by 토론왕 2023. 7. 30.

이해관계자 논제: ~의 입장에서 좋은가 나쁜가,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특정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가치관이나 정책을 따지는 논제이다. 
 · 환경주의자로서 '공유 경제'의 부상을 규탄한다.
 · 본 의회는 터키의 입장에서 시리아 내전에 개입할 것이다.
 · 한국 정부로서 본 의회는 2020 도쿄 올림픽을 보이콧할 것이다.
 · 본 의회는 북한의 입장에서 베트남식 개혁
 . 개방 모델보다는 중국식 개혁 개방 모델을 채택할 것이다.
접근 방법 
이해관계자 논제에 접근할 때는 철저히 논제에서 특정하는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가야 한다. 아무리 많은 논거와 근거를 제시할지라도 해당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어떻게 좋고 나쁜지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 토론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 
따라서 토론자는 논제의 주요 쟁점을 해당 이해관계자의 목표, 특성, 상황과 결부 지어 자신의 견해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혹은 사회를 위해서 어떤 가치나 방안이 가장 좋은지를 증명해야 하는 논제와 달리 당사자의 가치, 배경지식, 이해관계 등을 분석해 그 입장에서 논지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환경주의자로서 공유 경제의 부상을 규탄한다'와 '공유 경제의 부상을 규탄한다'는 각기 다른 논제이다. 전자는 철저히 환경주의자 입장에서 자신의 논리를 전개해나가야 하지만, 후자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공유 경제의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해 논리를 전개해나가야 한다. 
가상 시나리오 논제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이 가능하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가치관의 차이, 정책의 정당성을 논하는 논제이다. 극한의 상황을 설정해 윤리적, 철학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도록 요구하며, *트롤리 딜레마나 *우는 아이 딜레마가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급속한 기술 발전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현재와 다가올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교육적 효과가 있다.
 · 기술이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본 의회는 흉악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게 가한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가상으로 겪게 하는 처벌을 시행할 것이다.
 · 뇌와 신체의 기능을 급격하게 향상하면서 부작용이 없는 가상의 알약이 있다고 가정할 때, 본 의회는 해당 알약의 생산과 판매를 허용할 것이다.
 · 로봇의 지능이 좋아져서 인간처럼 생각하게 되고, 도덕적 판단력을 가지게 된다고 가정할 때, 본 의회는 로봇에게도 법적 권리를 부여할 것을 제안한다.
*트롤리 딜레마: 고장 난 트롤리 열차가 5명의 인부를 향하고 있다. 이때 변환기를 당기면 레일의 뱡향을 바꿀 수 있는데, 그러면 그곳의 인부 한명이 목숨을 잃게 된다. 당신이라면 변환기를 당길 것인가?
*우는 아이 딜레마: 전쟁 중인 나라에서 젊은 어머니인 당신은 적군의 눈을 피해 아이를 데리고 이웃들과 함께 지하실에 숨어 있다. 겁에 질린 아이가 울기 시작하고, 만약 당신이 손을 치우면 아이의 울음소리가 새어나갈 것이 뻔한 상황이다. 그러면 적군은 마을 사람들을 찾아내 모두 총살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손을 치우지 않으면 아기는 질식사하겠지만 마을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접근 방법 
가상 시나리오 논제에 접근할 때는 현실이 아닌, 논제에서 묘사한 조건에 준해 자신의 입장을 개진해야 한다. 논제에서 제시된 특정 세계나 기술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극한 상황까지 생각하도록 토론자를 몰아붙이는 게 어려울 수 있지만, 세계관만 달라질 뿐 가치 토론과 정책 토론에 접근하는 방법과 유사하다. 

반사실 논제: 만약 ~했다면 ~했을 것이다 
현재 상황과 비교해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가정하도록 요구하는 논제이다. 보통 어떤 사건이나 일 따위를 환영(Welcome)하고 나 후회 (Regret) 한다고 표현하는 논제가 이 유형에 해당한다.
 · 본 의회는 군 복무를 신성하게 여기는 통념을 후회한다.
 · 본 의회는 미성년자들이 정치적으로 미성숙하다는 통념을 후회한다.
 · 본 의회는 *'임시직 경제' 의 부상을 환영한다.
*기업에서 시간 단위, 단기 프로젝트 단위로 임시로 사람을 고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 상황을 일컫는 용어다. 기업이 근로자와의 정식 계약을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는 대조된다.
접근 방법 
환영하는 측(토론에서 대개 찬성 측)은 어떤 가치나 변화(트렌드)를 '환영'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현 상황이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를 추론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과 실제 상황을 비교해 '환영'하는 일이 일어난 세계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임시직 경제'의 부상을 '환영'하는 측은 임시직 이 코도 미가 도래하지 않은 가상의 상황을 그리고, 사회경제적으로 제 금의 현실보다 좋지 않다는 식으로 자신의 논지를 펼칠 수 있다. 반면, 반대 측은 찬성 측의 가정을 부정하고 그들이 말하는 반사실 세계가 현실보다 낫다는 내용에 대해 반박할 수 있어야. 이를테면, 비정규직 노동자가 폭증하는 현재보다 정규직 근로 형태 중심의 과거 산업 구조를 유지한 세상이 사회경제적으로 더욱 살기 좋고, 부작용도 적었다는 식으로 토론을 풀어나갈 수 있다. 
반사실 논제는 높은 수준의 스토리텔링을 요구하면서 프레임 비교, 직접적인 세계관의 비교 등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단순히 어떤 사안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논제와는 구분된다. 유의할 점은 현재 상황과 반대되는 세계 역시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유토피아를 가정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총 6가지의 논제 유형을 살펴보았다. 논제 유형을 이해하는 것은 토론의 맥락을 잡기 위한 첫 걸음이다. 맥락을 제대로 파악해야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않고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