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제는 토론의 주제로, 일부 형식에서 의제라 부르기도 한다. 모든 논제에는 토론의 의도, 목적, 방향성이 내포되어 있고, 논제 는 크게 옳고 그름의 측면에서 쓰이거나 문제와 해결 방안의 측 면에서 기술된다. 어떠한 가치, 문제에 대한 핵심 쟁점을 문장으 로 녹여낸 것이 논제이다. 여기서 좋은 논제란 찬성과 반대 측의 대립을 중심으로 핵심 쟁점을 포함하고 있으며, 토론에서 찬반 논거가 균형 있게 나올 수 있는 주제를 말한다.
논제는 기본적으로 사실 논제, 가치 논제, 정책 논제, 이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며, 여기에서 파생된 이해관계자 논제, 가상 시 나리오 논제, 반사실 논제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그리고 이러 한 주제는 난이도에 따라 당일 현장에서 발표되는 즉흥 주제와 토론 전 미리 공표하는 준비 주제로 나뉜다. 일상에서 접하는 회의 안건, 토론회 주제 등은 미리 제시되므로 준비 주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논제의 기본 유형 3가지를 알아보자.
사실 논제: 사실의 진위
말 그대로 사실 여부를 가리는 논제이다. '이 사건이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다'로 추정되는 사실과 관련된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추정 의제'라고도 불린다. 사실 논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참인지 거짓인지를 증명할 수 있는 근거 제시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어떤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확실히 제시하면 토론이 그대로 끝나기도 한다.
다만, 사실 파악에는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노력이 요구되므로 일반 토론에서 자주 다루는 논제 형식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유형의 논제에서 사실 여부를 논의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이다.
· 게임은 학업에 방해가 된다.
· 화성에는 생물이 존재한다.
· 고구려는 중국사이다.
접근 방법
사실 논제에 접근할 때는 무엇보다 신빙성 있는 정보를 제시하고 사실 유무를 입증해야 한다. 신빙성 있는 정보란 과학적 연구 결과, 학술 논문, 전문가의 의견 등으로 언론을 통해 재가공 되는 과정에서 편집자의 주관이 들어간 정보와는 구분된다. 사실 논제에서 참 또는 거짓을 입증하는 데는 논제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 결과와 통계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인과 관계를 설명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가치 논제: 가치관의 차이
특정 행위나 선택의 옳고 그름, 즉 가치관의 차이에 따라 판단 하는 주제이다. 주로 어떠한 사안에 대해 도덕적, 윤리적 평가를 요구하며, 어떤 것이 좋은지 나쁜지, 어떤 현상이 옳은지 그른지,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등과 같이 가치 판단이 주를 이룬다. 여러 갈등 상황을 제시하고 토론의 쟁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사고력 개발 등 교육적 목적을 위해 자주 사용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가치 논제를 다루는 토론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상대방이 옹호하는 가치를 수용하겠다는 가정하에 토론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의 논거만 주장한 채 주요 쟁점이 형성 되지 않아 서로 다른 입장만 내세우다가 토론이 끝나게 된다.
· 돈이 사랑보다 더 중요하다.
· 표현의 자유가 공익에 우선한다.
· 부모가 자녀의 모든 SNS 계정에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
· 배부른 돼지가 되느니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더 큰 행복이다.
· 자선단체가 모금 대상에 대한 동정심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빈곤을 사실보다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홍보물 제작활동을 규탄한다.
· 중 . 고등학교에서의 수준별 학급 편성을 지지한다.
접근 방법
가치 논제에 접근할 때는 '무엇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가치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토론자는 논제를 둘러싼 이슈와 큰 쟁점을 제시하고, 토론이 일어나는 맥락을 짚어줘야 한다. 가치 기준이 없다면 아무리 많은 근거를 제시할지라도 옹호하는 가치관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때, 상대방이 틀렸다고 하는 '절대적 관점'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좋은 가치들이 대립할 때 어떠한 가치를 우선 선택하는 '상대적 관점'에서 토론에 접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요 쟁점 도 형성되지 않고 서로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개진하는 '평행선 토론'이 되기 쉽다.
정책 논제: 정책의 실행 방안과 비용편익
어떠한 문제에 대한 실천 방안과 그에 따른 영향을 이야기하며, 사실과 가치 판단에 기초해 행동의 변화를 추구하는 논제이다. 동시에 어떠한 정책을 시행할지 말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 사실의 진위와 가치관의 차이를 아우른다. 주로 사회에서 시행되고 있거나 도입하려는 정책에 대한 비용편익과 실효성을 논하는 주제가 이에 속한다. 경쟁식 토론뿐만 아니라 조직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유형이기도 하다.
· 양심적 병역 거부를 허용할 것이다.
·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할 것이다.
·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제안한다.
· 소년법 폐지를 제안한다.
· '소다세' 도입을 제안한다.
· 교육감 선거 시 청소년의 투표권 부여를 제안한다.
접근 방법
정책 논제에 접근할 때는 현 상태에 어떠한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는 측(토론에서 일반적으로 찬성 측)은 왜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지 증명할 입증 책임을 갖는다. 모든 변화에는 시간과 비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찬성 측은 현재 상황과 정책의 문제점을 명확히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즉, 현 상황을 바꿔야 하는 필요성과 정당성, 그리고 해결책의 효용과 편익을 주장해 청중을 설득할 수 있어 야 한다.
반면, 반대 측은 크게 두 갈래로 논제에 접근할 수 있다. 하나는 현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새로운 정책의 도입으로 인한 단점과 비용을 지적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현 상황에 문제가 있다는 찬성 측의 주장을 수용하되,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때 반대 측이 제시하는 대안이 찬성 측의 정책과 비교해 편익이 크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정책 논제로 토론할 때는 정책의 도입 이유를 '종합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은 다양한 사실과 가치에 의거해 입안의 정당성을 갖기 때문에 정책 토론은 사실 토론과 가치 토론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댓글 실명제를 도입할 것이다' 라는 논제로 토론할 경우 '성숙하지 못하고 무분별한 댓글은 사회 구성원에게 정신적 피해를 준다'는 사실에 대한 판단과 '공익이 표현의 자유에 우선한다'는 가치에 대한 판단을 동시에 다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토론을 세팅하는 진행자(퍼실리테이터), 교수자에게는 개별 상황, 조직에 맞는 논제 설계가 필요할 수 있다. 특정 방향으로 쟁점을 형성해 각 쟁점을 검증하기 위한 방향으로 말이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유형이 이해관계자, 가상 시나리오, 반사실 논제이다. 해외 서적이나 논문의 내용을 따와서 국내에는 잘 알 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5년간 국제 토론대회에서 빈번하게 다뤄 지는 유형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사실, 가치, 정책 논제의 특성과 접근 방식만 알고 있어도 대부분의 토론 논제에 올바르게 접근할 수 있다.
그런데 토론을 세팅하는 진행자(퍼실리테이터), 교수자에게는 개별 상황, 조직에 맞는 논제 설계가 필요할 수 있다. 특정 방향으로 쟁점을 형성해 각 쟁점을 검증하기 위한 방향으로 말이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유형이 이해관계자, 가상 시나리오, 반사실 논제이다. 해외 서적이나 논문의 내용을 따와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5년간 국제 토론대회에서 빈번하게 다뤄지는 유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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